집에서 일합니다.
다니던 회사가 새로운 회사에 흡수되면서 2016년 1월부터 집에서 일하고 있다. 유저스토리랩은 이미 리모트 근무에 대한 경험이 있던 조직이고, 거기에 새로운 회사의 배려로 주1회 출근, 주4일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 맨살에 달라붙는 젖은 우산, 나를 두고 그냥 지나쳐버리는 버스, 난폭 운전을 하는 기사분, 줄을 설 수 없어 신경전이 벌어지는 버스 정거장, 혹한의 날씨, 미칠듯한 폭염 등의 출퇴근 스트레스-백 가지도 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근무 시작 전 1시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생겼는데, 아 이것은 그야말로 마약 같은 매력. 이런저런 준비시간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생활에 여유가 생긴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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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문제도 있는데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신뢰가 쌓이기 전의 사람들과의 관계. 업무적인 엮임이 있으면 해결될 수 있지만 거대한 조직의 모든 사람과 일하는 건 아니다 보니.. 실제로 몇 분은 눈앞에 없어서 챙겨주기 어렵다란 이야기를 했고, 그렇게 커리어에 대한 희생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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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와 삶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건 제외. 일에 매몰되거나 나태해지지 않으려면 태스크 단위로 일정 조율을 하고 스스로 시간 관리를 적절히 해야 한다. 이건 재택근무의 단점이라기보다는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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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에 대해서는 무척 만족스러운 1년이었고, 더 과감하게 제주도에서 살거나, 발리에서 한 달을 지내면서 일 할 수 있겠다고 생각도 확장되었다. 언제까지 원격근무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1년 동안 나름의 구색도 갖췄고 생활 패턴도 생긴 만큼 여건이 되는한 집에서 일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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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계획은 남는 오전 시간에 수영을 배우는 것인데 과연 이게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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